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『8월의 폭풍』완역의 계기 8월의 폭풍

2011-13년까지 이글루스 역사밸리에서 심각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저자가 있었습니다. 박사학위까지 딴 사람인데 2001년에 첫 출간하고 2005년, 2011년에 개정해 출간한 책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음모론에 가까운 주장을 하여 역사밸리 유저들에게 비판을 불러왔었습니다. 책의 골자는 모두 "한국전쟁의 가장 큰 책임자는 미국이다."로 귀결되는 반미 음모론이었는데, 그 중 만주작전과 관련된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.


1. 소련군은 대일전에 참전할 필요가 없었는데 미국의 요구로 참전했다.


2. 소련군은 만주작전에 거의 준비도 못하고 참전했고, 그 때문에 계속 미국의 도움을 요청했다.


3. 소련군이 투입했다던 150만 병력 90개 사단 이상은 소련이 자국의 공을 부풀리기 위해 과장한 것이다. 일본측 정보보고서와 교차검증해 보니 맞지 않으며, 걸프전의 사례를 보니 그 정도 병력을 3개월만에 유럽에서 극동으로 이동시켰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.


4. 소련군이 만주에서 보여준 전투력은 형편없었다. 근거는 만주의 일본 거류민이 소련군의 복장이 거지떼와 분간이 안갈 정도로 추레하고 지저분했으며 약탈에 바빴다고 한 증언이다.


5. 1에서 4를 보건데 소련의 대일전 참전은 의미가 없으며, 미국이 한반도를 분단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모의한 것이다.


저자가 저서에서 세세히 각주를 달지 않았기 때문에 저서만 봐서는 대체 무슨 출처로 저런 주장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, 책의 저 내용은 소련의 대일전 참전을 다룬 저자의 1992년 석사논문에 근거하고 있습니다. 저 부분은 저자의 92년 석사논문을 편집한 수준에 불과한데, 석사논문에서 볼 수 있는, 저 주장을 논증하는 근거자료는 당시 공개된 미국의 외교문건, 1970년대에 일본 기자들이 출간한 『대동아전쟁비사』가 사실상 전부였습니다. 92년 논문에서 소련측 자료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, 단행본으로 출간한 자료에는 소련 극동연구소에서 1971년에 발간하고 1992년에 운동권 출판사에서 우리말로 번역해 들여온 『레닌그라드에서 평양까지』밖에 없었습니다.


1992년에 한국 연구자가 열람할 수 있는 자료가 제한되었을 때는 저런 주장이 나올 법도 했지만, 지금은 21세기입니다. 2011년에 1992년의 주장을 반복한다는 것은 그저 아주 끔찍한 지적태만에 지나지 않지요.


저는 이 논쟁을 보고 워낙 황당했지만, 논쟁 자체에 끼어들어 귀찮아지는 일은 싫어서 논쟁을 하는 분들을 위한 더 훌륭한 자료를 번역해서 전달하는 게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. 그 때문에 글랜츠의 『8월의 폭풍』의 완역을 시도한 것입니다.


덧글

  • Bluegazer 2019/01/09 12:05 # 답글

    학계 근처에도 못 와본 놈들이 덤비지 말라면서 정작 본인은 그 학계의 해외 전문 연구자들에 대한 태도가 어땠는가...하면 참 우스웠죠. 다시 한 번 수고하셨다는 말씀 드립니다.
  • 위장효과 2019/01/09 16:36 #

    ㅋㅋㅋㅋㅋㅋ 그때 다같이 빡쳤던 게 엊그제같은데 말입니다^^. 그 분 요즘도...
  • PKKA 2019/01/09 17:45 #

    정말 감사합니다.
  • 위장효과 2019/01/09 16:37 # 답글

    이름을 말 할 수 없는 그 분...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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